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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스마트폰 언제 사줘야 할까요?

sdsaram 0 4092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엄마, 스마트폰 사줘"

"안 돼"

"다른 애들은 다 갖고 있단 말이야. 나도 사줘!"

A 씨는 요즘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7) 때문에 고민이다. 아직 초등학교생도 안 된 어린 아이에게 굳이 스마트폰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고, 또 혹시라도 나중엔 스마트폰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안 돼'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울상 짓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시기로 고민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아이가 사달라고 할 때 사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다가 몇 차례 아이와 승강이를 벌이다 지쳐 사주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내고선 사준다.

이러한 부모들의 결정은 과연 옳은 걸까? 반건호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동대문경찰서에서 열린 '스마트폰 뺏어? 말아?' 공개강좌에서 "부모의 이런 행동은 아이에게 떼를 쓰면 통한다는 것을 터득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동대문구보건소와 대학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동대문구정신건강증진센터, 동대문경찰서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강좌에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관심이 많은 지역주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어린 아이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스마트폰이 뭐길래' 속 터지는 부모들

교육부가 지난해 6월 28일~7월 8일 전국 초중고교 1만 1410개교 학생 629만 2755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보유현황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49%, 중학생 85%, 고등학생의 84%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문제도 커지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등은 대표적 행위 관련 중독장애로,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 등 물질 관련 중독장애와 차이가 있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에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손에 놓지 않는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더 즐겁다 등이 있다.

반건호 교수는 "술이나 도박은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연령제한도 없어서 접근하기 너무 쉽다"며 "스마트폰은 중독을 일으키는 데 유리한 기계"라고 주장했다.

◇ 18세 이전 스마트폰에 자주 노출되면 뇌 발달 악영향

청소년기에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뇌의 제일 앞쪽에는 뇌 본부 역할을 하며 실행능력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이 있는데, 이 부위는 뇌가 성숙하는 시기인 5~20살 중 제일 늦게 발달한다.

반 교수는 "뇌 발달은 16~18세 최고조를 이루고 20세부터 퇴행하기 시작하는데 개인마다 뇌 발달속도가 다르지만 18세 이전에 스마트폰에 노출되면 전전두엽 발달이 늦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 이 부위가 덜 발달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외부의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거나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자신의 순서를 잘 지키지 못하는 등이 주로 꼽힌다.

특히 영유아 시기에는 스마트폰 노출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는 "요즘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거치대가 달린 유모차가 나오는데 이는 아이를 너무 일찍 스마트폰에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아이가 전자기기 화면을 통해 만족하기 시작하면 너무 빨리 도파민 회로에 문제가 생긴다"고 언급했다.

아이를 달래는 용도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동영상 역시 적절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반 교수는 "상황을 넘기기 위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교육 목적의 앱이라 할지라도 굳이 다른 도구가 있는데 앱을 사용해서 교육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은 최소 사춘기 지나서 사줄 것

그 렇다면 스마트폰은 언제 사주는 것이 가장 좋을까. 반 교수는 "아이가 사달라고 조를 때 사주거나 부모의 죄책감 때문에 사주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통제할 수 없는 시기에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것은 욕구를 통제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니 "성인이 돼서 사주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적어도 변성기(사춘기)가 지나서 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스 마트폰 중독을 최소화하려면 스마트폰 구매 시기는 부모가 전적으로 결정하고 신 기종이 아닌 부모의 스마트폰을 물려주거나 알뜰폰을 사주는 편이 낫다. 부모보다 기능이 좋은 스마트폰을 사주면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가족요금정액제' 요금제를 사용하고 유해차단 프로그램은 아이와 상의해서 깔도록 한다.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는 것도 도움 된다. 하루 몇 시간, 혹은 몇 시까지 사용할 것인지 시간을 정하고 언제 할 것인지, 콘텐츠 이용(유료/무료) 등을 정한다.

아이가 혼자 뭔가를 보지 않도록 스마트폰은 거실에서 사용하게 하고 초등학생은 오후 8시 이후까지만 사용하도록 권한다. 영유아 자녀와는 충분한 놀이시간을 보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사용시간 등을 조절하지 못하면 약간의 통제가 필요하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미리 상의하고 이에 따른다. 스마트폰을 압수하거나 부수는 방법은 그리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반 교수는 "스마트폰을 부수는 방법은 부모의 의도와 달리 아이의 마음속에 복수심만 키우게 한다"며 "부시거나 압수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제재하는 행동 수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 녀의 스마트폰 중독을 막고 싶다면 부모부터 동참해야 한다. 그는 "식사나 수면 시 통화나 문자, 인터넷 등 모든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부모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TV가 많은 집에서 TV를 많이 보듯 부모가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자녀한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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