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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이 뜨거우니 조심하십시오”라는 친절한 말 뒤에 숨은 수 억대 소송 이야기

sdsaram 0 6843

뉴욕의 출근길을 관찰해보면 손에 Take-out 커피 컵을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 매우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용 컵을 보면 “컵이 뜨거우니 조심하십시오”라는 문구가 한 쪽 귀퉁이에 적혀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객이 화상을 입을까 걱정하는 커피 전문점들의 따뜻한 배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이 문구가 지금과 같이 크고 눈에 띄게 자리를 잡은 데는 역사적인 사고상해 소송이 있었습니다.

이 케이스는 “맥도날드 케이스 (McDonald’s Coffee Case)”라고 변호사들이나 로스쿨 학생들에게는 알려져 있습니다. 1994년 2월 뉴멕시코에 사는 당시 79세였던 스텔라 할머니는 손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마음 먹습니다. 손자와 할머니는 drive-through 윈도우가 있는 맥도날드로 운전하고 들어가 당시 49센트였던 커피를 한 잔 샀습니다. 손자가 운전하고 있던 당시 포드 차에는 컵홀더가 없었습니다. 손자는 할머니가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넣으실 수 있도록 한 쪽 구석에 차를 세웠습니다. 할머니는 커피를 무릎 사이에 끼워놓고는 뚜껑을 자신 쪽으로 열다가 그만 커피를 쏟고 말았습니다. 할머니가 입고 있었던 면바지는 뜨거운 커피를 그래도 흡수하였고 결국 할머니는 허벅지 엉덩이 다리 전체에 3도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동네 병원으로 옮겨진 할머니는 8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20파운드, 약 9 킬로그램의 체중이 줄었습니다. 할머니는 사고 휴유증으로 흉터를 가지게 되었고 그 이후 2년 동안 부분적인 장애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오늘 정말 재수 없는 날이군”하고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달랐습니다. 이 할머니는 맥도날드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로 합니다. 할머니는 맥도날드에 자신의 치료비와 이후 예상되는 치료비 그리고 병원에 있는 동안 일을 못한 것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20,000을 요구했습니다. 맥도날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800라면 합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음대로 하라며 거절했습니다. 결국 이 케이스는 뉴멕시코 연방 법원에서 배심원 재판을 하게 됩니다. 

보통의 재판은 매우 지루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케이스는 매우 “흥미로웠다”고 합니다. 할머니쪽 변호사는 맥도날드가 모든 지점에서 커피를 180-190화씨에 제공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는 서류와 함께 190화씨의 액체는 2-7초 사이에 3도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법원에서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식당들은 140화씨에서 커피를 제공하며 이 경우에는 3도 화상을 입으려면 12-15초가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시간에 커피를 닦고 옷을 벗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너무나도 위험한 커피를 팔았다는 것이 할머니와 할머니 변호사의 주장이었습니다.

반면 맥도날드는 Drive-through 로 커피를 사는 사람들은 보통 장거리 운전자이기 때문에 커피가 처음부터 낮은 온도라면 금방 식어서 고객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보통 그렇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쏟은 것은 할머니의 부주의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배심원은 할머니가 처음 요구했던 $20,000의 30배가 넘는 $640,000를 맥도날드에 보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배심원은 해당 케이스에서 맥도날드에 80%, 할머니에게 20%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상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상소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양 측은 합의를 하여 케이스를 마무리합니다. 합의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600,000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이 케이스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일부는 “말도 안 되는 소송 (frivolous lawsuit)” 이라며 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스텔라 어워드 (Stella Awards)”급이라고 비난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법학자들은 “꽤 의미 있는 소송 (a meaningful and worthy lawsuit)”이라고 평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많은 외식 업체들은 경고 문구를 크고 눈에 띄게 디자인 하고 커피 온도를 조절하는 등의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웬디스, 버거킹등 다양한 외식사업체들이 비슷한 소송에 시달렸지만 이후 법원은 커피가 말도 안되게 위험하거나 문제가 있었다라고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Torts법은 이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케이스들의 결과로 지나친 보상을 제한하는 수정법안이 도입되었습니다.

사고 상해 변호사로서 저는 이 케이스가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결국 커피회사들은 소비자가 안전하도록 뚜껑 디자인을 새로 하고, 커피가 뜨겁다는 경고 문구를 넣으며 컵 자체를 더 두껍게 하는 등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실수라고 혹은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되는 사고를 당하고 부상을 입었을 때, “이 정도니 다행이다”라는 긍정적인 자세도 좋습니다. 하지만, 뭔가 더 좋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전문가와 법적으로 따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스텔라 어워드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요.

사고 상해 관련 추가 문의사항이 있으시거나, 회원분들께서 알고 싶으신 법률이 있으면 주저 마시고 mail@songlawfirm.com 로 문의해주세요. 다음에 쓸 칼럼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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