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보면 까무라칠 '내맘대로 육아'
[ 이미나 기자 ] 나는 대한민국 워킹맘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도 훌륭하게 키워내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지만 '이러다 둘 다 놓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매일매일 싸워가는 워킹맘이다.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두 개를 하며 나름 굉장히 바쁘게 지내던 때의 일이다.
새로 통과된 코너의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아 연일 야근회의를 하던 그때 하필이면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읽었다.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엄마냄새를 맡아야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는 내용의 육아지침서. 이현수님의 '엄마냄새'.
10시, 11시나 되어야 방송국 회의실에서 나와 부랴부랴 집에 가보면 그 어린애가 눈이 새빨개지도록 잠을 이겨내며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에 '이게 누구를 위한 삶인가' 좌절하고 있을 무렵 '엄마냄새'는 사약과도 같은 책이었다. 마치 그렇게 살려면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급생명체를 낳아놓고 무책임하게 죽을 수는 없는 법.
나는 책을 던져버리는 대신 다시한번 정독하고 메모했다.
그리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김경아식 육아를 실행하고 있다.
첫째, 난 선율이를 9시 전에 재워본 적이 없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6시 칼퇴근을 할 수 없는 나는 아이는 9시전에 자야한다는 규칙을 과감히 생략하고 몇시에 오든 그로부터 3시간은 온전히 놀아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는 육아상식은 내 사전에서 지운지 오래다. 그렇게 밤11시든 12시든 엄마랑 실컷 논 선율이는 '엄마 잘자. 좋은 꿈 꿔'를 해주지만 피곤함에 못 이겨 억지로 재운 날은 밤에 다섯 번까지 깨서 엄마를 미치게 한 적도 있다.
둘째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 먹일 시간에 나는 놀아준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나에게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된 식단을 차려주는 건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이다. 우유에 빵을 먹이는 날도 있고 계란후라이랑 김이랑 밥을 한그릇에 넣고 슥슥 비벼 주먹밥이라고 우기는 날도 있다. 그렇게 5분만에 만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며 어린이집 가기전까지 또 신나게 놀아준다. 내가 배짱 좋게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며느리의 살림솜씨를 너무도 잘 아시는 시어머님이 틈틈이 잘 해먹이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난 사실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노는 것이다. 그림그리기는 애초에 내 취미였고 난 이상하게 동화책 읽어주는 게 너무 재미있다. 요즘 나오는 장난감은 어찌나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가지고 놀다보면 또 사고 싶어 남편을 조를 정도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사랑의 매가 답인 시절도 있었고 가본적도 없는 프랑스식 육아가 유행인 시절도 있다.
범람하는 육아서와 엄마들의 정보들 사이에서 어떻게 키우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김경아식 육아의 결론은 하나다. 적어도 어린이라고 불리는 시기까지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딱지치기에서 지는 게 제일 슬픈 우리 아이였음 좋겠다는 것.
어차피 이렇게 키워도 저렇게 키워도 내 맘대로 안되는 게 자식일게 뻔하니 속 편하게 키우는게 낫지 않겠나.
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도 훌륭하게 키워내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지만 '이러다 둘 다 놓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매일매일 싸워가는 워킹맘이다.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두 개를 하며 나름 굉장히 바쁘게 지내던 때의 일이다.
새로 통과된 코너의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아 연일 야근회의를 하던 그때 하필이면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읽었다.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엄마냄새를 맡아야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는 내용의 육아지침서. 이현수님의 '엄마냄새'.
그러나 고급생명체를 낳아놓고 무책임하게 죽을 수는 없는 법.
나는 책을 던져버리는 대신 다시한번 정독하고 메모했다.
그리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김경아식 육아를 실행하고 있다.
첫째, 난 선율이를 9시 전에 재워본 적이 없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6시 칼퇴근을 할 수 없는 나는 아이는 9시전에 자야한다는 규칙을 과감히 생략하고 몇시에 오든 그로부터 3시간은 온전히 놀아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는 육아상식은 내 사전에서 지운지 오래다. 그렇게 밤11시든 12시든 엄마랑 실컷 논 선율이는 '엄마 잘자. 좋은 꿈 꿔'를 해주지만 피곤함에 못 이겨 억지로 재운 날은 밤에 다섯 번까지 깨서 엄마를 미치게 한 적도 있다.
둘째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 먹일 시간에 나는 놀아준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나에게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된 식단을 차려주는 건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이다. 우유에 빵을 먹이는 날도 있고 계란후라이랑 김이랑 밥을 한그릇에 넣고 슥슥 비벼 주먹밥이라고 우기는 날도 있다. 그렇게 5분만에 만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며 어린이집 가기전까지 또 신나게 놀아준다. 내가 배짱 좋게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며느리의 살림솜씨를 너무도 잘 아시는 시어머님이 틈틈이 잘 해먹이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사랑의 매가 답인 시절도 있었고 가본적도 없는 프랑스식 육아가 유행인 시절도 있다.
범람하는 육아서와 엄마들의 정보들 사이에서 어떻게 키우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김경아식 육아의 결론은 하나다. 적어도 어린이라고 불리는 시기까지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딱지치기에서 지는 게 제일 슬픈 우리 아이였음 좋겠다는 것.